2021년 1월, 삼성전자 주가는 9만 6,800원을 찍었습니다. 이른바 ‘9만 전자’ 시대입니다. 수많은 개인 투자자들이 “삼성전자는 망하지 않는다”며 퇴직금, 적금을 깨 매수했습니다. 그리고 2024년, 주가는 5만 원대까지 추락했습니다. 고점 대비 거의 반토막입니다.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걸까요? 그리고 왜 하필 주가가 정점을 찍을 때 임원들은 주식을 팔았을까요?
주가 하락에는 명확한 이유가 있습니다. 삼성전자의 핵심 사업인 반도체 부문이 흔들렸기 때문입니다.
2023년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DS)은 연간 영업손실 14.9조 원을 기록했습니다. 삼성전자 역사상 최대 규모의 반도체 적자였습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는 상장사 임원들의 주식 거래 내역이 공시됩니다. 삼성전자 주요 임원들의 매도 내역을 보면 의미심장한 패턴이 보입니다.
주가가 고점을 형성하던 2021년 초에 상당수 임원들이 보유 주식을 매도했습니다. 물론 임원들의 매도가 항상 내부 정보를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스톡옵션 행사, 세금 납부, 자산 분산 등 다양한 이유가 있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개인 투자자들이 9만 원에 사들일 때, 내부자들은 팔고 있었다는 사실은 불편하게 남습니다.
한국거래소와 금융투자협회 자료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국내 개인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보유한 종목입니다. 소위 ‘국민 주식’입니다.
2021년 고점에서 삼성전자를 매수한 개인 투자자가 2024년 현재 주가로 단순 계산하면 약 40~50%의 손실을 입고 있습니다. 삼성전자 개인 투자자 수가 수백만 명에 달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총 손실 규모는 수십조 원대로 추산됩니다. 퇴직금으로, 대출로 삼성전자를 샀던 사람들의 이야기는 커뮤니티 곳곳에서 지금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삼성전자는 위기를 인식하고 대응에 나섰습니다. 2024년 하반기 DS 부문장 교체, HBM 품질 개선 집중 투자, 파운드리 2나노 공정 로드맵 발표 등이 이어졌습니다. 하지만 시장의 신뢰를 다시 얻는 데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전문가들은 HBM 엔비디아 납품 성사 여부가 주가 회복의 가장 중요한 변수라고 지적합니다. 이것이 해결되지 않으면 단기 반등은 있어도 지속적 상승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지배적입니다.
삼성전자가 망할 가능성은 여전히 낮습니다. 하지만 “삼성이니까 괜찮겠지”라는 맹목적 믿음은 이미 많은 투자자들에게 큰 손실을 안겼습니다. 기업의 이름이 아닌, 실적과 기술 경쟁력을 보고 투자 결정을 해야 합니다. 삼성전자가 HBM 경쟁에서 다시 앞서 나갈 수 있느냐, 파운드리 기술 격차를 좁힐 수 있느냐 – 이 두 가지가 향후 주가를 결정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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